저는 지금 일주일이 넘도록 오른쪽 정갱이 안쪽 뼈 부위(복숭아뼈 위로 한 5cm 정도 위치의 안쪽 부위 뼈)가 아픈 일종의 골막염 부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걷기도 불편하고, 약을 발라도 소용이 없고, 며칠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는데, 증상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는 5번에 걸쳐 72.5km를 뛰어서 총 누적 2,900km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누적은 875km로 상반기에 1,000km를 넘어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부상
달리기를 시작하마 자마 바로 찾아왔습니다. 2004년 1월 15일, 기로빅스에 나와서 화요일 운동을 한번 하고 목요일이 이틀째인데 눈덮인 양재천을 뛰었을 때(물론 완주를 못했지요), 샤워를 하고 나서 계단을 혼자 걸어내려 올 수 없을 만큼 두 무릎 관절이 아팠습니다. 한 이틀 지나니 걸을만 했는데, 목요일에 뛰고만 나면 즉시 무릎 관절이 부어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 두 달쯤 되풀이 되더군요.
다행이 무릎 관절 양쪽 옆이 부은 것이 아니고 앞쪽이 아픈 것이므로 염증으로 이어지질 않는다고 하셔서 그냥 참고 뛰었습니다. 나중에 들어오는 다른 초보 회원들을 봐도 그렇게 오래 고생하는 회원은 없었는데, 저는 두달쯤 지나서야 달리고 나서도 무릎 관절이 아프지 않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저도 보통 사람 이상으로 강화가 된 것이죠.
두번째 부상
2004년 가을, 저의 풀코스 기록 갱신을 위해서 이틀이 멀다하고 양재천을 달리고 있을 때 왼쪽 엉덩이 관절(고관절인가요?)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휴식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다른 회원이 말해 줬습니다.
무슨 휴식? 그 동안 연습한 것은 어쩌구…
조금 연습량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면서 그 다음달에 춘천 마라톤을 그 고관절 부상을 떨어내며 달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 주 후에 열린 중앙 마라톤에서 저의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고관절 부상 때문에 대회 신청을 안 한 탓에, 남의 배번으로 뛰어서 세운 기록이라 지금도 아쉽습니다. 어쨌건 왼쪽 고관절 부상도 두달 넘게 고생하고는 떨쳐냈습니다.
세번째 부상
이렇게 차분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금의 오른쪽 정갱이 뼈 안쪽 부위 부상도 지난 두번의 부상보다 심할 것이 없다 싶네요. 물론 지금은 이놈 때문에 무척 고통스럽지만, 지난 두번의 부상도 당할 때는 고통스러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원장님께 여쭤 봤더니,
“많이 달리는 사람에게 흔히, 안쪽 복숭아 뼈 볼록 나온 곳으로부터 5~7cm와 안쪽 정갱이뼈 위쪽으로부터 아래로 10cm부위의 뼈 위가 손으로 댈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픈 것은 일종의 골막염입니다. 혹시 뼈에 금이 간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운 정도로 통증의 강도가 심합니다.
과도하게 안쪽으로 내전하는 발의 경우 그렇습니다. 특히 팔자걸음이나 오리걸음으로 뛰는 사람에게 더 그렇습니다.
신발도 바깥면이 안쪽면보다 짧은 것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등산이 좋지만,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꾸준히 오리걸음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한 3개월 이상 고생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것도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입니다.”
3개월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습니다. 열흘이 넘도록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저는 한 동안 뛰는 걸 쉬어야 하나 속상해 하고 있었거든요.
3개월쯤 고생해야 한다는 말씀은 그냥 이대로 뛰면서 오리걸음이나 등산 치료법을 쓰면 된다는 얘기니까, 뛰는 걸 멈추지 않아도 된다는 거니까요. 이게 제가 예전과 정반대로 바뀐 부분이죠.
전에 같았으면 조금만 아파도 마음 속으로 병을 불려서 얼씬도 안했을 텐데, 이제는 으레 그러려니 하곤 그냥 뛰어버립니다.
출발할 때는 많이 아픈데, 한 2~3km 뛰다 보면 아픈 것을 못 느끼게 되더군요. 그렇게 15km씩 달리는데, 어제는 출발할 때보다는 줄었지만 15km 내내 통증이 사라지지 않더군요. 이젠 어쩔 수 없이 스트레칭도 하고 오리걸음도 해야 되겠네요.^^
그 동안은 제 나름대로 오른발을 완전히 안짱 걸음이 될 정도로 의도적으로 발끝을 안쪽으로 모아서 달렸거든요. 조금이라도 다른 근육을 써 보려고… 걸을 때는 발 뒤꿈치를 들고 걷구요.
이러다 또 두어 달 고생하면 낫겠죠.
이번달은 제게는 중요한 목표들이 몇 가지 있거든요. 상반기 1,000km 돌파와 누적 3,000km 돌파, 한 달 200km 이상 달리기 등.
거기에 한 가지 목표가 더 생겼네요. 오른쪽 정갱이 뼈 부상 회복!
이 부상만 벗어나면, 이곳에서 60km 울트라에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왕복 15km 코스가 있으니까, 4번쯤 왕복해야 되는 거네요. 으랏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