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안내도 오른쪽 아래의 “현 위치”(회룡역)에서 시작하여 범골 능선을 따라 올라가 붉은 색 선으로 죽 이어진 사패 능선 > 포대 능선 > 도봉 주능선 > 우이암 능선으로 내려오는 지도상의 거리 10km를 5시간만에 마쳤다. 아래 안내 지도에서 5시간 30분 거리를 5시간만에 했으니, 보통 산행 속도로 한번에 즐겁게 해낸 셈이다.
혼자 산행을 하게 될 것을 대비하여 전날 밤에 북한산 안내 지도를 보며 산행 코스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정작 회룡역에서 시작하여 산으로 들어서는 길목을 찾는데서 10여 분 헤맸다. 산에 들어서고 나서는 안내 팻말이 갈림길에 꼬박꼬박 표시되어 있었지만, 내려오는 길에는 도중에 갈림길이 나와도 안내 팻말이 없는 곳이 많아서 조금 헷갈렸다.
추워진 날씨 탓인지 산행하는 사람들이 지난달에 비하여 많이 줄었고, 음료수도 두 병을 가져갔지만, 한 번만 마시고 더 먹지 않았다. 뛰어서 산행하지 않아서기도 하고, 추운 날씨 탓에 땀을 거의 흘리지 않아서기도 한 것 같다.
어쨌건 위 안내 지도 오른쪽 맨 위의 “회룡역”에서 시작하여 중안 맨 아래의 “우이암 매표소”로 내려온 것이다. 참고로, 저 안내 지도는 북한산 국립 공원 안내 지도에서 볼 수 있다.
10월 11일 일요일에 기로빅스 산행 훈련에 따라 나섰다가 너무나도 고생한 기억을 합리화해서 대충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대신, 다시 같은 코스로 산행을 다시 해서 씻어버리려고 똑같은 코스를 선택해서 해 봤는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힘들지 않았고 도리어 즐거운 산행이었다. 산행 도중에 정상을 만나면 양지 바른 곳을 찾아 쉬면서 경치 구경도 하고 간식도 먹고 깁밥도 먹으면서 달라진 나 자신을 만끽했다. 사진도 몇 장 찍었는데, 아이폰 2세대 디카 성능이 안 좋은 건지 추운 날씨에 손이 흔들려서인지 경치 사진이 볼만하게 나온 게 없다.
원래의 계획은 이번 산행을 흡족하게 마치고 나면, 다음주쯤에는 강하게 같은 코스를 해 볼 생각이었는데, 어제 최저 기온이 0도밖에 안 되었는데도 산에 올라가니 손이 시리고 날씨가 추워서 더 이상 추운 날씨에서는 산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 버렸다. 따뜻한 곳에 살다가 와서 그런지, 첫번째 겨울이라 그런지 추운 건 정말 싫다!ㅎㅎ
한달 전의 아픈 기억을 싹 씻어내 버려서 개운하기는 한데, 겨울이 지날 때까지는 칼바람 부는 산행은 접고, 집 근처에서 달리기나 하기로 마음을 바꾸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