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나온 초콜렛이라는 영화를 어제 보았다.
이런 드라마 류의 영화는 참 광고 카피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저 포스터를 보면 마치 두 사람의 로맨스 영화같다: “은밀하고 달콤한 사랑의 유혹”이라니? 물론 영화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상을 다루고 있다.
내가 저 광고 카피만 보고 영화를 봤다면, 욕 나왔을 것 같다.
사랑의 유혹이나 은밀한 사랑과는 거리가 있다. 은은한 사랑이나 사랑의 메아리같은 분류의 카피를 썼다면 모르되, 유혹적이거나 은밀한 사랑은 아니니까. 몇 년 전에 본 “어둠 속의 댄서”도 좋은 영화였는데, 본 사람이 많지 않은 듯했다.
좀 오래됐지만, 심 형래 감독의 용가리를 아이들과 함께 극장에서 본 적이 있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였는지 어른도 함께 볼 수 있는 SF 영화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었다. 영화 보다가 욕 엄청 했다. 그냥 아이들이 보는 우뢰매 분류로 홍보했으면, 욕 안 나오고 애들을 위해서 편하게 함께 봐 줬을 텐데, 어른들도 보는 SF 대작으로 광고를 그렇게 해 대다니!
샛길로 나갔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초콜렛이라는 소재가 많이 등장해서 건강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조금 아쉽지만, 이야기의 소재로서만 보면 공감이 간다. 비디오 가게에 가서 DVD나 테이프를 빌려서 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했다. 흥행도 좋고 투자 회수도 좋지만, 내용과 동떨어진 방향으로는 홍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라는 영화와 혼동하지 말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이 영화, 초콜렛.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