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나는 새해가 되면, 네 가지 달리기 목표를 세운다.
일년 동안 달릴 총 누적거리(보통 1500km), 마라톤 하프와 풀코스 기록, 그리고 10km 기록이다.
몇 해 동안 나는 이 목표를 부상이다 뭐다 해서 달성하지 못하다가, 이번달에 하프와 풀코스 기록 갱신을 해냈다. 나머지 두 가지 목표는 올해 누적 1500km는 현재 600km를 남겨 놓고 있고, 10km 인터벌 기록 갱신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있었다.
9/11(목) 21.27km, 1:43’19” (패이스: 4’51″/km, 12.25km/h)
2005년 봄 분당 하프에서 세운 하프마라톤 기록을 바꾸었다. 혼자 뛴 하프에서!
9/17(수) 42.29km, 3:41’24” (패이스: 5’14″/km, 11.46km/h)
2004년 가을 중앙마라톤에서 세운 풀코스 기록을 바꾸었다. 혼자 놀기의 진수!
매달 150km 정도는 달릴 수 있으므로, 조금만 더 부지런히 달리기를 하면, 남은 석달 동안 200km씩 달려서 600km를 채울 수 있겠다. 여유없이 빠듯하지만 해 볼 수 있는 거리다.
문제는 10km인데, 목표 달성을 해 내려면,
10km, 44’00” (패이스: 4’24″/km, 13.63km/h) 이내로 달려야 한다.
며칠 전에 12.5km/h 패이스로 놓고 10km를 달려보았다. 꽤 힘들었지만, 7km 이후부터는 조금씩 패이스를 올려서 12.7km/h로 1km, 13km/h로 1km, 13.5km/h 1km를 마저 달렸다.
그래서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벌 훈련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강-약-중-약으로 하루씩 강도를 조절해야 부상을 당하지 않으므로, 일주일에 한두번밖에 인터벌 훈련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우선 오늘이나 내일 13km/h로 5~7km를 달리고,
둘째주에는 13.5km/h로 5km를 달리고,
셋째주에는 13.5km/h로 7km를 달리고,
넷째주에는 13.5km/h로 10km를 달리면 거의 기록 갱신을 하거나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도전해 나가다 보면, 올해 안에 10km 44분 이내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km 인터벌 목표는 마음은 먹지만, 지금 생각만 해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부담감이 밀려온다. 그만큼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두 달에 걸쳐서 차근차근 패이스를 높여나가 보자.
만약 10km를 14km/h로 끝까지 달리게 되면, 42분 51초가 나온다(4’17″/km 패이스).
지금은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기록이지만, 올해 목표 달성에 성공하고 나면, 몇 년 안에 이런 기록에도 차근차근 도전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우선 44분 이내에 들어오는 목표부터 시작이다. 어이구, 생각만 하는데도 벌써 목이 뻣뻣해져 온다. 으으으…
10km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해 보니 느낌이 더 팍팍 온다. (하프와 풀코스도 함께)
시속 시간 __ 10km ____ 21.1km ____ 42.2km
16km/h ____ 37’30” ____ 1:19’07” ____ 2:38’15”
15km/h ____ 40’00” ____ 1:24’24” ____ 2:48’48”
14km/h ____ 42’51” ____ 1:30’25” ____ 3:00’51”
13km/h ____ 46’09” ____ 1:37’23” ____ 3:14’46”
12km/h ____ 50’00” ____ 1:45’30” ____ 3:31’00”
11km/h ____ 54’32” ____ 1:55’05” ____ 3:50’10”
10km/h ____ 60’00” ____ 2:06’36” ____ 4:13’12”
09km/h ____ 66’40” ____ 2:20’40” ____ 4:41’20”
10km를 14km/h 패이스로 달리면 42’51″(4’17″/km)가 되는데, 즉 10km의 43분 돌파를 해 내면, 하프 1시간 35분, 풀코스 330 도전이 가능하리라 본다. 아직은 훈련이 더 필요하므로, 차근차근 쌓아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