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이용해서 베트남의 남쪽 옛 수도인 호치민 시에 다녀왔다.(수도는 북쪽의 하노이 시)
베트남은 처음 가 본 곳이라, 여러 모로 낯설었다. 쌀국수는 강남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었다.^^
호치민 시에는 대중 교통(버스나 전철)이 통 보이지 않았다. 인구는 8500만명이나 되는 나라에 대중 교통이 제대로 없다. 일부 택시와 자가용 승용차 외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일반 시민들의 주된 교통 수단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단면인 듯…
마지막날 저녁에 호치민 시내에서 공항까지 택시를 탔다. 몇 년 전까지는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가 시내 도로를 가득 메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자전거는 거의 보이지 않고 오토바이 홍수였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택시는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시속 40km를 넘기지를 못했다. 왕복 차선이 교차되는 중앙선에는 가드레일 철판이 쭉 이어져 있는 걸 보니, 오토바이들이 수시로 역주행하는 것을 막으려는 장치인 듯했다. 그런 철제 중앙 차단막이 있어도 수시로 아슬아슬한 장면이 펼쳐졌다. 하지만 택시 기사도, 택시를 주먹 하나가 될까 말까한 아슬아슬한 공간만으로 스치듯 비껴가는 오토바이들도 도무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오토바이보다는 승용차가 알아서 더 조심을 해야 하는 듯 태연하게 범람하는 홍수처럼 오토바이 무리는 도로를 가득 메운 채 번잡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혼자 탄 오토바이보다는 두명, 세명, 온가족 4~5명이 모두 탄 오토바이도 흔했다. 그런데도 운전하는 가장으로 보이는 남자나 여자는 옆 오토바이와 얘기까지 하기도 했다. 두어 번이나 뒷좌석에 앉은 나 혼자만 악! 소리가 튀어나오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직면했지만… 참으로 무신경하게들 느껴졌다. 오토바이 전용 도로에 왜 승용차가 나왔니 싶은 상황이랄까… 오른쪽 두 차선은 완전히 오토바이 무리들로 채워졌고, 왼쪽 한 차선을 겨우 승용차가 수시로 끼어드는 오토바이들과 나눠 달리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좌회전을 빨리 들어오려고 차체로 우리가 주행하고 있는 1차선 안쪽까지 밀고 들어올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들까지도 몸으로 밀고 들어와 있는 걸 불평 한마디 없이 비껴지나가는 내 차의 기사였다.
중앙선은 철제 칸막이로 이어져 있었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역주행으로 1차선을 침범하여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갑자기 나타났지만 택시기사는 아주 조금만 오른쪽으로 비껴 속도도 줄이지 않고 별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지나갈 뿐이었다.
이런 길을 오래 달리다가는 뒷좌석에 앉았다 해도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대중교통이 없는 채 많은 인구가 유입되어 있는 사회주의 국가 대도시의 오늘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이렇게 유동 인구가 많은데, 도로는 넓지 않고, 대중 교통이 없다니 놀라울 뿐이다. 시골 인구의 도시행은 사회주의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많은 오토바이, 두서너 명 친구나 한 가족이 타고 가는 경우가 흔해 보였는데, 만약 사고라도 나면 아이들은 크게 다칠 텐데, 걱정도 없이 너무도 조심없이 위험하게 운전을 하고들 있었다.
돈도 좋고 사업도 좋지만, 이런 곳에서 어찌들 사누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