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물 다큐를 즐겨본다.
동물의 세계에서 포식자들은 약자를 노리는 장면이 반복된다.
공격 무기가 없는 초식 동물이라도 무리지어 있는 곳에 덤벼드는 포식자는 드물다.
무리에서 떨어져 있는 외톨이나 약자가 어김없이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인간의 삶을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 빗댈 수는 없지만, 인생을 단순화해 보면 결국 돌아가는 이치는 엇비슷하다.
무리들 중에서 앞서 나가는 놈들이 분명 있다. 강한 녀석이라면 포식자가 노리기 어렵다. 무리들보다 뛰어나고 강해서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라면, 무리에서 벗어나게 되고 결국 포식자의 밥이 되기 쉽다. 혼자 멍때리다 잡아먹히는 경우도 많다.
지금까지 나는 살아오면서 남들 아랑곳 않고 재밌고 새로운 도전을 좋아라 하며 살아왔다.
이제는 나이 들고 은퇴했으니 젊었을 때처럼 살려고 하다간 혼자 무리에서 떨어져서 포식자의 밥이 되기 쉽다. 노약자가 되기 시작했으므로 철저하게 무리 속에 머물러야 한다. 재미? 도전?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거야? 이제는 무리 속에서 보호 받으며 가족들 걱정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세다.
나이가 들면 현명해졌다기보다 좁혀진 시각으로 고집만 늘어난 것일 가능성이 더 많다. 오래 살면서 많은 경험은 해 본 탓에 지혜로워졌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더욱 고집불통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점을 잊지 마라. 좁아진 시각만큼 생각의 유연성이 사라져서 매사를 자신이 살면서 겪은 작은 경우의 수를 기준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너의 젊은 시절을 생각해 봐. 어리석다고 생각해 본 적 있었나?
노년의 나이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면 주관은 가지되 주변을 우선적으로 살피는 것이 오래 산 자의 현명한 태도라고 본다. 유연한 가치관까지 기대하기는 힘들테니, 나보다 먼저 주변의 생각을 존중해 보라. 젊은 시절에는 너 하고 싶은 대로 무모할 정도도 도전하며 살지 않았나?
이제는 네 기준보다 젊은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양보하는 태도가 진정으로 오래 산 사람의 지혜가 아닐까!
선택사항이냐고? 택도 없는 소리.
나이 들어 무리에 앞서겠다고 나서봤자 이탈하게 되고, 바로 포식자의 먹이감밖에 안 되지… 무리 속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있는 힘껏 달리는 것도 쉽지 않 아.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지 않게 삶의 기준을 바꿔~ 안 그러면 먹잇감이 된다는 단순한 이치를 되새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