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5m 수영장에서 생각해 본 적 없는 굴욕을 당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좋아하던 운동인 수영에서라니?
벌써 4년 넘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구처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 자유수영을 등록했다. 오늘이 첫날이었는데 많이 힘들 줄은 알았지만, 25m를 헤엄쳐 가는데 거의 죽을 힘을 다해야 했다. 하마터면 25m도 못 가서 중단할 뻔했다. 4~5분을 쉬고 다시 돌아오는 25m는 더 힘들었다. 그렇게 4~5분 쉬고 25m를 겨우겨우 한 300m쯤 했나?
하도 오랫동안 운동은 커녕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 지 4년이 지났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역시 운동은 여러 사람이 하는 곳에서 시작해야 빡세게 할 수 있나 보다. 그 동안 가끔 뒷산 산책 정도로는 운동이 안 됐던 모양이다. 그것도 어쩌다 할까 말까였으니… 체중이 74에서 58로 급격히 빠진 걸 보면, 근육 손실이 엄청난 모양이다. 예상하고 미리 좀 준비하고 갔어야 하는데, 제대로 충격 먹었다. 40분 수영 끝나고 나와서 팔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서 샤워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다… 한두 달 안에 얼마만큼 회복이 될까?
전에는 1시간 내내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었는데, 거기까지는 아예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이지 오늘 25m를 헤엄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나 스스로도 얼마나 부끄럽던지. 그래,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꾸준히 수영이라도 빼먹지 말고 해 보자. 그래 봤자 시작은 일주일에 이틀 아닌가. 다음 달에는 사흘, 그러다 언젠가는 주중에 매일 수영하는 상태까지는 만들어 보자.
3개월 후에 얼마만큼 나아졌는지 보자!
두 달 동안 매주 2~3회 자유수영을 다닌 결과, 25m 풀에서 왕복 20회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추가로 5바퀴는 인터벌도 하고 숨 고르기 수영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다. 한 달마저 더 채우면, 상급자 레인에 가서 속도 뒤쳐지지 않고 20~30회 왕복 수영 할 수 있게 될지 궁금하다.
1월부터 석 달 동안 매주 2회씩 빠짐없이 1시간(5분 몸풀기 체조 시간을 빼면, 정확히 45분 수영) 동안 자유 수영을 했다. 45분 동안 쉬지 않고 왕복 33회를 했다. 같은 레인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사람들만 아니면 35회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밀릴 때마다 5초~10초 쉬고 출발하다 보니 33회가 최대치인 셈이다.
성인이 된 후로 74kg 아래로 몸무게가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최근 4년은 58kg다 보니, 근력이 거의 소실되다 보니, 석 달 동안 수영을 해도 수영은 늘었는데 근력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 것 같다. 중급 레인에서 상급 레인으로 가려면 근력 운동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이제는 몸에 탄력이 좀 생겨서 어딜 나가더라도 체력에 문제가 없어서 좋다.
이제 3개월 후인 수영 시작한 지 6개월 후의 상태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