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은 해발 340m로 높지 않지만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산길과 성곽 주변 길도 화강암으로 된 길이 대부분이다.
인왕산을 등지고 찍은 사진이라 맞은 편에 해발 342m의 북악산(청와대 뒷산)이 보인다. – LG-V30으로 한 컷.
잘 가꾸어진 오솔길을 따라 한동안 오르다 보면 왼쪽 오르막 길은 인왕산, 오른쪽 내리막 길은 창의문(자하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을 만난다. 오늘의 목적지는 오랫만에 “자하 손만두”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간다.
기름내 잔뜩 묻은 만두 속에 대한 기억이 어려서부터 그다지 좋지 않은데, 이곳의 편수와 찐만두는 일품이다.
편수와 찐만두를 먹지 않고 만두국이나 물만두만 먹고 가면 이 집의 진미를 그냥 지나치는 셈이지 싶다. 몇 년만에 왔더니 값이 꽤 올랐지만, 맛은 그대로다. 나는 이런 가게가 좋다. 값이 오르더라도 맛은 지켜나가는 곳. 대부분은 값도 올리고 맛도 처음만 못한 곳이 많은데, 그러면 잘 안 가게 된다. 이곳은 예전에는 주문할 때 융통성이 없었는데, 이제는 반접시씩 두 가지 메뉴를 한 접시로 주문(2알+2알=4알 한 접시)해도 선뜻 내준다.
휴일에는 걸어서 점심 나들이로 산길을 거쳐서 여기까지 올 수 있다니, 산책으로나 식도락으로나 더할 나위 없다!
(보충) 종로문화체육센터 옆에 7일레븐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 앞에서 성곽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가 시작된다. 여기서 걷기 시작하면 인왕산 정상을 거쳐서 1시간 정도면 창의문에 닿을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다. 눈이 쌓여 있지 않다면, 장갑과 귀마개, 보온 점퍼 차림에 트래킹화 정도를 신으면 충분하다. 내가 싫어하는 철제 계단을 오르내리는 구간은 걱정했던 것보다 길지 않아 흡족했다. 아름다운 경치는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