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깨지는 핸드드립용 서버 대신 계량컵으로

By | 2022-04-22

어느날 핸드드립 커피 맛을 본 후로는 커피의 깊은 맛에 빠졌다.

집에 많이들 사용하는 칼리타 그라인더, 드리퍼, 필터, 서버 등을 사서 매일 아침 핸드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되었다. 이후로 찻집에서 파는 에스프레소 커피나 먹스 커피는 도무지 입에 맞지를 않는다. 집 근처에서 밥을 먹고 나서는 되도록이면 집에 와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편이다.

너무 쉽게 깨지는 드립용 서버

늘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제일 처음 겪는 당황스러움은 싸지도 않은 서버 유리가 살짝만 곁에 있는 그릇에 부딪혀도 깨져서 2~3만원 돈을 들여서 새로 사야 한다는 점이었다. 주문한 상품이 도착하는 며칠 동안 대체품이 없는 불편은 덤이다. 이 녀석은 아무리 조심해도 몇 달이 지나기 전에 사소한 방심에 꼭 깨진다. 나는 불편한 상황이 두 번 반복되면 대안을 찾는 편이다. 고민 끝에 드디어 찾았다. 강화유리 계량컵 35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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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주문하면 350ml 강화유리 계량컵이 5천원도 안 했다. (내열유리를 강화유리라고 파는 곳도 있으니, 두 가지 다 파는 곳에서 강화유리를 고르면 될 듯) 써 보고 지금까지 서너 달이 지났는데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그래서 예비로 350ml 하나, 손님이 올 때를 대비하여 500ml 하나를 더 샀다.

원두 갈기 힘든 핸드밀

수동 그라인더로 매일 갈다 보면, 이거 좀 쉽게 갈 수 없나 싶어진다. 그래서 전동 그라인더도 써 봤는데, 맛이 2% 떨어진다. 물어보니 전동 날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그 열이 원두 가루에 전달돼서 맛이 변할 수 있단다. 하여튼 힘들어도 수동 그라인더로 천천히 돌리는 일을 반복하다, 좀 쉬운 수동 그라인더를 찾다 보니 비싼 놈을 주문하게 됐다. 대만제 칼리타 그라인더보다 3배 가까이 비싼 독일제 자센하우스를 주문하게 되었다. 갈리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한결 쉽게 갈리고 일정하게 갈린다.


그라인더에 대한 불편이 한번에 쉽게 해소될 리가? 독일 사람들 감성인지 원두를 갈면 담기는 아래쪽 통이 나무로 된 사각 통인데, 이놈이 용적이 너무 작다. 더욱이 사각 그릇이라 가루를 둥근 드리퍼에 담으면 바깥으로 원두 가루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갈아서 드리퍼에 담을 때마다 스트레스다. 여러 날 불편을 참다 못해, 2리터 생수 페트병을 절반으로 잘랐다. 페트병 안에 네모 받침통을 털어넣으면 가루가 거의 밖으로 빠지지 않는다. 그래도 어휴 이놈의 독일 감성하면서 종종 속으로 혀를 차곤 한다.

맨 오른쪽 그라인더는 좀 큰 회전원을 이용하면 갈기가 한결 수월할 것 같아서 알리에서 3만원 정도에 사 봤는데, 원두를 갈 때 여성들도 쉽게 돌릴만큼 가볍다. 또 가루 받침통도 깊다. 대신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갈리는 속도가 1/3 이상으로 느리다. 돌리는 힘은 안 드는데, 1인분 원두 가는 시간은 칼리타나 자센하우스보더 더 오래 걸린다. 아쉽지만 이 녀석은 조만간 장터행일 듯…


커피 원두를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내려 마시는 사람들이 겪는 공통적인 불편함이 정전기일 터인데, 간단한 해소책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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