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을 재미와 건강 관리 차원에서만 생각해 왔다. 누구에게 뽐내거나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의 운동을 생각해 본 적이 없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골프장에 가면 으레 하는 내기 골프가 지겨워서 아예 나는 내기 골프 신경 쓰여서 안 한다고 선언하고 쳤다. 이후부터는 나와 한 조가 되기를 꺼리는 사람도 봤다. 나로서는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도 돼서 감사할 따름이었지만.
내가 성인이 되어서 배운 첫번째 운동이 수영이었고, 실용적인 운동 목적만 가지고 있었던 나는 자유형에만 관심을 가졌다. 30년만인 작년에 수영장에 다시 갔더니, 자유형과 평형, 배영은 할 수는 있는데 접영은 아예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너무 오래 돼서 그런지 접영을 배웠었는지 아니었는지 나이 들어서인지 아직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집 근처 수영장이 강습 위주이고 매주 2회 4개 레인만 있는 자유 수영 등록이 여름에 신규 등록자가 늘어나면서 두 달이나 쉬어야 했다. 부득이 가을에는 매주 2회 강습 수영 등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강습 수영은 과거와 달리 여러 가지 영법을 함께 가르치고 있었다. 초보 강습에서 자유형이 중심이었지만, 평형도 가르치고 배영도 약간 연습시켰다. 두 달만에 중급으로 올라갔더니 자유형, 평형, 배영을 고루 가르치고 접영도 적지 않은 비중으로 가르쳤다. 몸풀기 시간 5분에 강습 45분 동안 4가지 영법을 가르치니 매번 새로운 기술을 하라고 시키는데 처음 해보는 동작이라 잘 되지도 않고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동작들을 하라고 시키니 영법도 안 늘고 재미도 준다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수영 체력이 퇴보한다는 느낌이었다.
[접영 연습 시작]
겨울이 되면서 자유 수영 등록을 할 수 있어서 강습 2회에 추가로 자유 수영 2회 등록을 했다. 두 달 동안의 자유 수영을 곁들였더니 자유형으로 연속 1.5km를 무난히 넘길 수 있는 체력이 회복되었다. 이제 중급 강습 시간에 배우는 접영 연습 자유 수영 시간에 하기 시작했다. 그래 봤자 25m 레인을 겨우 가는 정도였다. 자유형으로 750~1000m 한 다음, 접영 25m와 25m 후 4~5분 쉬는 것을 4~5회했다. 처음에는 4회도 잘 못했는데, 두번째 주에는 5회까지 했던 것 같고, 마지막 주에는 6~8회까지 늘났다. 두번째 달에는 자유형 750m만 하고 접영 발차기 50회 하고 나서, 접영 25m + 배영 25m 세트를 8~10회까지 했다. 자유 수영 시간에 접영 연습을 두 달 했지만 아직은 접영 25m 후에는 접영을 지속할 체력이 없었다.
[접영 왕복 도전]
세번째 달에 중반이 지나면서 25m 접영 왕복에 도전해 보았다. 우선 자유형을 250m만 하고 접영 연습에 체력을 할당했다. 첫날 25m 왕복에 억지로 성공했다. 기분 날아갔다. 안 될 줄 알았는데 가능했다. 숨이 차서 5분을 쉬었다 다시 왕복 도전해 봤다. 끝 5m 남기고 팔에 힘이 풀어졌다. 그래도 다시 5분 쉬고 왕복 도전. 7~8m 남기고 팔에 힘이 풀렸다. 다음 다음날 다시 두번째로 왕복 도전. 첫 25m 왕복 성공. 5분 후 다시 성공. 총 4회 접영 왕복에 성공했다.
왕복 도전 첫 주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주말에 접영 잘 안 되는 부분에 대한 유튜브 강의도 여러 개 찾아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로 보완할 방법을 정했다. 물 속에서 미끄러지는 것이 한결 나아졌고 돌아오는 25m를 억지로 해내는 느낌이 한결 나아졌다. 다다음 날은 확실히 물을 타는 느낌이 좋아졌고, 접영 왕복 후 쉬는 시간도 3~4분으로 줄었다. 5회 왕복 성공.
이제 상급반으로 가야 할지, 접영 75~100m까지 성공한 다음에 간다고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상급반으로 가기 전에 내게 부족한 킥판 발차기, 스트림라인 유지한 채 잠영 출발 후 돌핀킥 등을 먼저 보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다음 달에는 접영 75m도 해내지 싶다. 늙어서 접영 익히는 일이 쉽지는 않다. 뭐, 이제 접영 초급 뗀 셈이니 꾸준히 하다 보면 중급 접영 능력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