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지나면 견딜만 하겠지 하며 치워놓은 분별들이, 숯검정같은 2년도 지나고 3년이 다 되었는데 잊혀질 모양새가 아닌 듯 하구나…
다만 폭풍처럼 몰아치는 아픔이 조금 사그라들어서, 주변 사람들 보기 어색하지 않을 정도일 뿐 그 무엇에도 의욕이나 애정이 생겨나질 않으니. 남들은 시원하다 싶은 날씨에 도리어 시작도 끝도 없는 우울한 마음만 반복되고, 자꾸 이런 우중충한 마음을 단절시킬 방안이 없을까 생각이 기울어지곤 한다.
너가 중학교 때 급한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겪기 시작한 우울증을 지켜보면서, 위로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마리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서 마음 아팠었는데, 드디에 내가 너의 그때 상태를 체감해 볼 수 있게 되었나 보다. 미안하다.